
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순간이 있다.
누군가 악보를 들여다보고, 또 누군가는 처음 만져보는 악기를 어색하게 쥐고 있다.
삑사리도 나고, 박자도 맞지 않는다. 그런데도, 그 순간만큼은 분명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었다.
《스윙걸즈》는 그런 영화다.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니다.
이 영화에는 연주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.
그리고 그 안에는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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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이 영화의 연주는 전부 배우들의 실제 연주다.

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던 건 아니다.
하지만 감독은 말했다. “진짜로 연주하는 게 좋지 않을까?”
우에노 주리와 배우들은 처음부터 악기를 다룰 줄 몰랐다. 손에 쥔 색소폰과 트럼펫이 낯설었고, 드럼 스틱을 잡는 손이 흔들렸다. 하지만 배우들은 3개월 동안 매일 연습했다. 그냥 영화 속에서 연주하는 ‘척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, 정말로 연주할 수 있기 위해서.
그래서일까. 영화 속에서 처음 연습을 시작하는 장면이 이상하리만큼 사실적이다. 음이 틀리고, 박자가 맞지 않고, 어색하다. 그러나 그 어색함마저도 이 영화에서는 성장의 과정이 된다. 결국, 그들은 진짜 밴드가 되어 있었다.
영화가 끝난 후에도 몇몇 배우들은 계속 연주를 했다고 한다.
연주는 영화 속에만 머물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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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원래는 TV 광고로 기획된 이야기였다.

처음부터 영화로 만들 계획이었던 것은 아니었다.
감독 야구치 시노부는 처음에 이 이야기를 광고로 만들려고 했다. 몇 초 정도의 짧은 광고. 하지만 만들다 보니 이야기가 점점 커졌고, 어느새 장편 영화가 되어버렸다.
캐스팅 과정도 독특했다. 연기 경험이 많은 배우보다, 실제로 악기를 배울 의지가 있는 사람을 찾았다. 영화 속 캐릭터들이 연주를 배우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였기에, 감독은 현실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길 바랐다.
결과적으로, 영화 속 연습 과정은 실제 배우들의 경험과 맞물리며 더 진실된 장면으로 남게 되었다. 영화는 현실을 따라가고, 현실은 영화 속 이야기를 닮아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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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“실수”가 영화의 명장면이 되었다.


완벽한 연주보다, 삑사리가 섞인 연주가 더 마음에 남을 때가 있다.
《스윙걸즈》에도 그런 순간들이 많다.
예를 들면, 밴드가 처음으로 합주를 시도하는 장면.
음이 제멋대로고, 박자가 안 맞는다. 하지만 그 순간, 그들은 “연주하고 있다.”
사실 이 장면은 배우들이 실제 연습 중 틀린 연주를 그대로 살린 것이라고 한다.
감독은 NG를 유도하며 말한다.
“틀려도 돼. 그게 더 좋아.”
또 하나, 기차 안에서 연주하는 장면.
원래대로라면 정확한 타이밍에 시작해야 했지만, 배우들은 순간 박자를 놓쳤다.
그러자 감독은 그걸 그냥 살려버렸다.
“이거야. 이게 좋다.”
틀리고, 실수하고, 어색해도.
그 모든 것이 영화 속에서는 자연스러운 일부가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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🎷 연주는 끝나지 않는다!
영화 속 마지막 연주 장면을 떠올려본다.
처음과는 전혀 다른 소리.
누군가 한 번이라도 음악을 제대로 연주해 본 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.
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의 그 기분.
《스윙걸즈》는 단순한 성장 영화가 아니다.
그 안에는 음악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.
처음 색소폰을 잡던 손이,
처음 박자를 맞추던 순간이,
그리고 첫 연주가 끝난 뒤의 그 짧은 정적이.
그 모든 것이, 이 영화의 일부다.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MI6FmRmgkVo
(스윙걸즈 OST - PLAYLIST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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